[앵커]
윤여정씨의 수상소감은 이번에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느리지만 또박또박한 영어로 풀어낸 소상소감은 위트와 겸손이 묻어났습니다.
재치있는 수상소감으로도 이미 유명인사가 된 윤여정씨의 오스카 수상 소감은 석민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미나리의 제작자 브래드 피트가 이름을 부르자, 윤여정은 너스레부터 떨었습니다.
윤여정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가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때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
서양인들에겐 뼈있는 농담도 건넸습니다.
윤여정
"대부분 유럽분들이 저를 그냥 여영이라고 하든가 아니면 유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밤 여러분 모두 제가 용서해드립니다."
소감은 겸손했습니다.
윤여정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경쟁자에 대한 배려에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울음까지 터트렸습니다.
윤여정
"각자 다른 배역을 연기했는데,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잖아요.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건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그러면서도 미국에 사는 두 아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윤여정
"저를 일하게 만든 두 아들에게도 감사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무대에 내려와선 얼떨떨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윤여정
"몇 초 정도 멍해졌어요. '내가 뭘 말해야 하지, 난 어디지?' 했죠. 아직도 내 자신이 아니에요. 너무 많은 질문은 말아주세요"
하지만 피부색과 차별에 대한 철학을 밝힐 땐 단호했습니다.
윤여정
"무지개도 일곱가지 색깔이에요. 색깔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평등한 인간이에요, 따뜻한 마음도 똑같고"
TV조선 석민혁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