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北, '오물 풍선' 보낸 뒤 'GPS 교란' 의도는

등록 2024.05.29 21:12 / 수정 2024.05.29 22:20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별다른 메시지 없이 오물로 가득찬 풍선 260개를 날려보낸 북한의 이번 테러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외교안보팀 이태형 기자에게 북한의 의도와 전단 테러의 위험성을 들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전국적으로 살포된 풍선들은 일단 대부분 수거된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 도심에도 꽤 많이 떨어졌는데, 수거 과정에서 저희 취재진이 그 일부 내용물을 확보했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밀봉했는데, 이렇게 '가루비누'라고 적힌 포장지입니다. 북한에선 세탁세제를 이렇게 부릅니다. 내용물 자체에 특별한 의미나 메시지가 있기보단 흔한 생활쓰레기를 살포했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 쓰레기나 오물 대신 폭발물이나 화학무기가 담긴다면 상당히 위험한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저희가 단독 입수한 사진을 한 번 보겠습니다. 북한이 날린 오물이 떨어져 있는데, 이 장소가 다름아닌 외교부 옥상입니다. 바로 뒤로 정부종합청사 옥상도 보이고, 1km 전방엔 청와대까지 있습니다. 말그대로 대한민국 심장이 오물 테러를 당한 셈인데, 만약 폭탄이나 생화학무기가 실렸다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풍선에 대한 군 차원의 대응은 없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대남전단과 관련한 군 대응 매뉴얼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접경지역에선 웬만하면 발포를 하지 않는데, 분쟁을 노리는 북한에 대응사격 명분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화학무기와 같은 위험물이 실린 걸로 파악되면, 곧바로 군사적 대응을 하게됩니다. 북한의 의도 자체가 국내에서 대북전단 반대 여론을 높이고, 군사적 대응을 유도해 도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인 만큼, 대통령실은 침착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제일 궁금한 건 북한이 오물만 넣어 보낸 의도에요. 어떻게 봐야하나요?

[기자]
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입니다. 당시 김여정이 대북전단 때문에 폭파한다고 발표까지 했죠. 이 이후 민주당 주도로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돼 전단 살포가 봉쇄되기도 했지만, 헌재에서의 위헌 결정으로 다시 재개됐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저열한 수준의 대북전단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고 썼지만, 대북전단에 담긴 K팝, 한류 콘텐츠가 북한의 MZ세대라 할 수 있는 '장마당 세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앵커]
북한이 풍선을 날리면서 동시에 GPS 교란 공격도 했어요.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일단 우리의 군사장비는 이를 방어할 수 있어 피해는 없었지만, 접경지 민간인들의 경우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에 일부 교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물 풍선으로 심리적, 물적 피해를 가하고, GPS 교란으로 혼란을 가중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이 그만큼 대북전단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건 체제에 위협이 된다는 뜻이겠죠.

[기자]
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입니다. 당시 김여정이 대북전단 때문에 폭파한다고 발표까지 했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저열한 수준의 대북전단이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고, 민주당 주도로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돼 전단 살포가 봉쇄되기도 했지만, 헌재에서의 위헌 결정으로 다시 재개됐습니다. 대북전단에 담긴 K팝, 한류 콘텐츠가 북한의 MZ세대라 할 수 있는 '장마당 세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앵커]
이번 오물 풍선은 8년 만이라는데 북한의 도발이 더 다양화하는 거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군요. 이 기자, 잘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