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발 상호관세, 예상은 했지만 충격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각국 경제에 큰 파급력을 몰고 올 관세를,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 '뉴스 더' 코너에서 산업부 장혁수 기자와 더 알아보겠습니다. 장 기자,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관세를 26%로 정했습니다. 그 근거가 뭔가요?
[기자]
오늘 발표에서 미국은 한국이 미국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그 절반가량인 26%를 상호관세로 매겼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이유를 들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부분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우선, 미국 고위당국자는 한국이 미국에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13% 매기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FTA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대부분이 한국산 차라는 것도 문제 삼았는데, 한국에서 미국차가 잘 안팔리는 건 관세 때문이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이유가 잘 납득되지 않는데, 미국 정부가 관세율 산정 방식을 추가로 설명했다면서요. 이 내용을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국가별로 관세율을 정리한 차트를 공개했는데요. 이게 더 큰 논란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 표를 보면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수치를 관세율로 정했는데, 예를 들어 작년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 660억달러를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 1315억달러로 나눠 한국이 미국에 50% 관세를 매기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한 겁니다. 이 숫자의 약 절반인 26%를 상호관세로 정했는데요, 관세와 비관세장벽까지 정교하게 반영해 관세율을 정했다는 애초 설명과 배치될 뿐 아니라 “경제학적 근거가 없는 말도 안되는 계산 방식"이라는 비판이 높습니다.
[앵커]
이런 계산이라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혼란들이 더 있을 것 같은데요?
네. 이번 정책을 두고 '트럼프가 펭귄에게도 관세를 매긴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습니다. 미국이 인도양 남부의 무인도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 섬은 호주 퍼스에서 배로 2주 이상 걸리는 외딴 지역으로, 사람은 없고 펭귄과 바다표범만 사는 곳입니다. 지금은 또 행정명령에서 빠져있는데, 정확한 세율을 두고도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에서 한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부속서엔 26%로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인도, 스위스, 필리핀 등도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백악관은 언론의 문의에 경위는 설명하지 않고 26%가 맞다고만 했습니다.
[앵커]
이런 논란들이 있는데도, 트럼프가 무리하게 상호관세를 밀어붙이는 이유를 뭐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결국은 상호관세를 무기 삼아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이나 미국산 IT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라고 압박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럴 경우 한미 통상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인데, 정부와 기업의 총력 대응이 시급해 보입니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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