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뉴스 더] 장관후보 17명 중 7명 현역 의원…조각으로 본 '李 인사스타일'

  • 등록: 2025.06.29 오후 19:11

  • 수정: 2025.06.29 오후 20:09

[앵커]
이재명 정부 출범 25일 만에 조각이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현정부 첫 내각 인선의 배경과 의미, 뉴스 더에서 정치부 황정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 13일 대통령실의 인사 관련 브리핑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강유정 / 대통령실 대변인 (지난13일)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가는 인사로 이른 시일 안에..."

차명 부동산과 대출 의혹으로 오광수 민정수석이 낙마한 당일 브리핑인데요, 차기 민정수석 역시 "국정철학 이해도"를 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한 겁니다. 이번 대선 직후 이뤄진 한 여론조사를 보면, 도덕성보다는 '행정 능력'이 이 대통령 당선의 주된 이유로 나타났는데, 이 대통령 역시 고위 공직자의 여러 덕목 중 업무 능력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정은경 복지부장관 지명자의 경우 배우자 주식투자 논란 이후 장관직을 고사했다는 얘기가 여권 내부에서 나왔었는데, 최종 낙점을 받은 걸 보면 도덕성 논란이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일 잘하는 사람을 쓰겠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거란 평가입니다.

[앵커]
일주일 사이에 17개 부처 장관 후보가 발표된 건데 이렇게 몰아서 발표하는 이유가 있는 겁니까?

[기자]
당초 대통령실은 19개 부처 장관 인선을 한꺼번에 모두 공개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부 경제라인 인선 과정에서 주식 백지신탁 문제 등이 나오면서 우선 검증이 마무리된 후보자부터 순차적으로 발표한 걸로 전해집니다. 바꿔 말하면 이 대통령이 국정에 상당한 속도를 내려는 걸로 볼 수 있죠. 이와 함께 장관 지명자를 한꺼번에 발표할 경우, 인사청문회 일정이 몰리면서 야당의 검증 칼날을 무디게 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된거란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장관 후보 17명 가운데 7명이 현역 국회의원입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하나요?

[기자]
비중으로 따지면 40%가 넘는데요. 이는 김대중 정부 초대 내각 당시 1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입니다. 그만큼 인력난이 적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실제 장관 후보 인선 과정에서 검증에 부담을 느껴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현역 의원 발탁은 무엇보다도 인사청문회를 비교적 무난하게 치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또 인수위 없이 출범해 성과를 내야 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선 현역 의원을 발탁할 경우 당정간 소통이 원활해 임기 초 주요 과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걸로 보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초기 내각엔 '해야할 일을 알아서 찾아 추진할 수 있는' 의원들로 채우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다만, 내각에 여당 의원들이 다수 포진하는 상황이 행정부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고 수직적 당정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거란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대선 패배 이후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청문 정국이 뭔가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열명이 훌쩍넘는 장관 지명자들을 검증하면서 한두명 낙마 시킬 수 있다면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과 함께 새정부 국정운영에도 제동을 걸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앞선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처럼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버틸 경우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여권이 의석수를 앞세워 청문 결과와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절차도 늦어도 7월 초까진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 내일 소집 요구한 본회의에 대해선 일단 우원식 국회의장이 수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현재로선 오는 목요일인 7월3일 인준 처리가 유력합니다.

[앵커]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