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선 일성으로 강경한 대야 공세를 예고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예상대로 센 발언과 센 행보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역대 가장 '매운 맛'의 민주당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의 당정 관계, 또 대야 관계는 어떻게 흘러갈지, '뉴스 더'에서 정치부 황정민 기자와 전망해보겠습니다. 황 기자, 정청래 대표에겐 그동안 '강경파'란 수식어가 붙었는데, 사실상 취임 첫날부터 그런 기조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역대 민주당 대표들은 통상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뿐 아니라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해왔습니다. 그런데 정청래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만 참배하면서 시작부터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방명록엔 "더 민주적인, 더 유능한, 더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적었는데, '더 강한' 민주당에 눈길이 쏠리는 게 사실입니다. 정 대표는 첫 최고위부터 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언급하며 "내란세력과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했고, 각종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 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앵커]
정 대표의 이런 강경 드라이브, 결국 당원들을 의식한 거라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 대표는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여러차례 밝힌 바 있죠. 오늘 본회의에서 정 대표가 '노란봉투법' 대신 '방송 3법'을 최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한 배경도 빠른 개혁을 요구하는 열성 당원들을 의식한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현역 의원들의 입김이 센 대의원 득표에선 졌지만,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습니다. 스스로도 '비주류'라고 했던 정 대표가 '당심'으로 대표 자리까지 오르게 된 만큼 이른바 '당원들의 명령'을 철저히 따르는 모습을 보일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성과와 실용을 강조하고 있잖아요. 당심 뿐 아니라 민심 전체를 봐야하는 이 대통령의 노선과 충돌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대통령실은 아무래도 당보다는 여러 이해관계 당사자와의 조율도 해야하고, 반대 여론도 살펴볼 수밖에 없겠죠. 이 때문에 사안에 따라 정책추진 속도 등을 놓고 당정 간에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단 우려가 여권내에서도 나옵니다. 당장 이 대통령은 집권 이후 야당과의 꾸준한 소통과 대화를 강조해왔는데, 정 대표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죠. 정 대표가 거듭 주장하는 국민의힘을 향한 위헌정당해산 청구 역시, 이 대통령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달 3일)
"끊임없이 대화할 생각이고요, 저는 못 만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고,"
정청래 / 민주당 대표 (지난 2일)
"사과와 반성, 그것이 먼저입니다. 그러지 않고 저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임기가 1년에 그치는 정 대표가 대통령의 의중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당을 이끌긴 어려울 거란 평가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당은 당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배드캅' 역할을, 대통령은 중도층 민심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굿캅'을 맡는 방식으로 일종의 역할 분담을 할 거란 전망이 적지 않습니다.
[앵커]
늘 그랬듯 당심과 민심과의 괴리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여당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일일텐데 당심을 업고 당권을 잡은 정 대표가 이를 어찌 조율할지 지켜봐야 겠군요.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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