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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더] "대법원장이 뭐?"라는 與의 '이율배반'

  • 등록: 2025.09.24 오후 21:18

  • 수정: 2025.09.24 오후 21:42

[앵커]
민주당이 그제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기습적으로 통과시킨 이후, 하루가 다르게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과거 김명수 대법원장 때와는 다르단 지적이 나오는데, 그 때와는 어떻게 다르다는 건지 '뉴스더'에서 정치부 한송원 기자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한 기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원내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조희대 청문회 의결을 기습적으로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오늘 정청래 대표는 "열심히 해달라"며 사실상 응원을 했네요?

[기자]
네. 당초엔 당 지도부, 원내 지도부 모두 몰랐다는 식으로 일단 선을 그었었죠.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대통령도 갈아치우는데 대법원이 뭐라고?"라며 '조희대 청문회'에 힘을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조희대 청문회는 자업자득"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5년 전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몸싸움을 벌였던 영상을 회의장에서 틀기도 했습니다.

정청래 /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들은) 불의한 대통령들 다 쫓아냈습니다. 대법원장이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입니까? (김명수 사퇴) 내로남불 적반하장 그 현장을 먼저 보겠습니다."

강경파 의원들 사이엔 대법원장을 향해 곤장, "치도곤을 쳐야한다", "청문회에 불출석하면 두 번, 세 번 이어가야한다"며 상당히 높은 수위의 주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정 대표가 저 영상을 튼 건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국민의힘도 했었지 않느냐는 건데. 당시 국민의힘은 야당이었고, 민주당은 그 때나 지금이나 다수 여당이잖아요?

[기자]
네. 2021년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거짓말 사태 때죠. 민주당이 탄핵을 거론했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사표를 김 전 대법원장이 반려하는 과정에서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적 없다"고 했던 게 녹취를 통해 거짓말로 드러난 겁니다.

김명수 / 당시 대법원장 (2020년)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냔 말이야."

당시 민주당은 대법원장 말을 녹취하고 폭로한 게 더 나쁘다는 식으로 김 전 대법원장을 감쌌습니다. 당시에도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져 무산됐습니다.

백혜련 /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년)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석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정말 우리가 가장 큰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삼권분립 원칙과 사법부 독립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앵커]
당시 민주당이 3권 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언급했군요. 그러면서 지금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부르겠다는 건 이해하기가 어려운데요?

[기자]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국민의힘은 100석 남짓 소수 야당이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하라"는 건 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170석 거대 여당으로 입법, 행정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몇차례 탄핵을 언급했듯이 압박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에 나설 힘을 갖고 있습니다. 더구나 당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본인의 거짓말이 담긴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됐던 것이고요.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른바 '회동설'은 직접 증거도 아니고, 전언의 전언 수준의 제보자 녹취에 멈쳐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당시 거짓말엔 눈감아 놓고, 지금은 전언만으로 곤장을 들겠다는 형국인데 어디까지 이어질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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