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틀 만에 '탄핵'·퇴임 하루 만에 '수갑'…여권 내부서도 "정치적 체급만 키워줘"
등록: 2025.10.03 오후 21:14
수정: 2025.10.03 오후 21:18
[앵커]
이진숙 전 위원장은 그동안 여권과 꾸준히 대립하면서 몸집을 키웠습니다. 특히 여권이 법까지 바꿔가며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이 전 위원장의 급을 상당히 높여줬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수갑 체포가 이 전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 전 위원장과 여권은 신경전을 펼쳤던건지, 조성호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이진숙 전 위원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부터 이른바 '법인카드' 논란으로 민주당과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노종면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7월)
"일단 (법인카드) 긁어놓자, 아니에요?"
이진숙 / 당시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난해 7월)
"정말 그런 식으로 모욕하지 마십시오."
유례가 드문 사흘 간의 청문회를 거쳤지만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 걸 문제삼은 민주당 주도로 취임 이틀만에 탄핵 소추됐습니다.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돼 직무에 복귀한 뒤엔 민주당과의 신경전은 더 잦아졌습니다.
이진숙 / 당시 방통위원장 (지난 6월)
"저도 저의 말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최민희 / 국회 과방위원장 (지난 6월)
"권리 없습니다. 끼어들지 마시라고요."
정권교체 이후엔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감사 결과 등을 이유로 국무회의 참석대상에서 배제됐고,
강유정 / 대통령실 대변인 (지난 7월 9일)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나 토의 내용을 기사화하거나 왜곡해 정치에 활용하는 건 부적절한 공직 기강 해이입니다."
민주당 주도로 방송미디어통신위를 신설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이 전 위원장은 자동 면직됐지만 퇴임 하루만에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진숙 / 전 방통위원장 (어제)
"경찰에 출석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수갑을 채우겠다?"
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 스스로 자초한 거란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론 정치적 체급만 키워주고 있단 우려도 있습니다.
강성필 /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어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키워주는 꼴이 돼버리잖아요. 그래서 저는 경찰이 부적절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해 온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도 이 전 위원장 체포를 두고 벌거벗은 횡포, 권력기관의 행패라고 비판했습니다.
TV조선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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