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압박에서 시작된 한미 협상은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석달 넘게 이어져왔습니다. 그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가 공개됐는데 어떤 것을 잃었고, 또 어떤 것을 얻어냈는지,,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뉴스더'에서 더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팩트시트 발표,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이었는데, 그동안 어떤 논의가 이뤄진 겁니까?
[기자]
핵심은 우라늄 농축과 핵원료 재처리 권한 확대 문제였습니다. 위성락 안보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마지막 1-2분 전까지도 양측간 의견 교류가 있었을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미국 내 부처 간에 이견이 많았다는 겁니다.
[앵커]
어쨌든 팩트시트엔 관련 내용이 포함됐는데,, 우리가 이제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얻게 된 겁니까?
[기자]
지금 상태로는 아직 아닙니다. 팩트시트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 라고 돼있습니다. 표현이 좀 어려운데, 그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뒤섞여 있단 의미겠죠. 쉽게 말하면 우리의 권한을 확대하는 논의를 시작하는데 미국도 동의를 한다,, 이 정도 의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이나 새로운 협정 체결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이나 한국, 어디서 건조할지도 문안에서 빠졌잖아요? 대통령실은 한국 건조로 정리됐다는 식으로 설명하던데, 이건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이번 팩트시트엔 미국 선박을 한국 내에서 건조하는 구상도 담겨있습니다. 여기엔 '한국 내'라는 점이 분명히 명시돼 있는데,, 반면 , 우리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관련해선 건조 장소가 한국인지 미국인지가 명시돼 있지 않습니다. 국내 건조로 추진하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미국 내부적으론 미국 내 건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쟁점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란 겁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이 대통령이 팩트시트 회견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언급했어요. 한미 협상을 설명하는데, 중국 관련 발언에 상당 부분 할애한 배경,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번 팩트시트에 명시적으론 '중국'이 써있지 않지만 곳곳에 중국 견제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가 들어있습니다. 먼저 북한을 포함해 역내 위협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억제 태세를 강화할 것이란 표현에서 '역내'는 중국을 염두에 둔 걸로 해석될 수 있고요. 특히 중국이 가장 민감해 하는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 부분은 미국 측이 강하게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역시 중국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던 핵잠수함 문제까지, 이 대통령으로선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한미 협상의 득과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동안 끌어왔던 한미 협상의 불확실성이 해소 됐단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자동차 관세 15% 등 우리가 미국에 줘야하는 금액은 수치가 명확하지만, 우리의 성과로 볼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은 선언적 수준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그쳤습니다. 우리 숙원사업의 출발점에 섰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지만 현금을 주고 어음을 받은 상황이란 평가도 없지 않고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백지시트'라고 박한 평가를 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의 표현처럼 우리가 원치 않았던 비자발적 협상이었던 만큼, 협상 시작부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단 점은 감안해야 할 듯합니다.
[앵커]
김 기자가 '어음'이란 표현을 썼는데, 앞으로 그 어음을 얼마만큼의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느냐가 최종 성적이 되겠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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