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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부동산 정책과 정치 사이

  • 등록: 2026.02.03 오후 21:14

  • 수정: 2026.02.03 오후 21:22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부동산 정책과 정치 사이' 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과 전쟁에 나섰습니다. 갈수록 발언 강도가 세지는데 이유가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 "망국적 투기 옹호 그만하라"고 했는데, 오늘은 "부동산 마귀"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말이 세지는 이유는 세 가집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집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둘째는 시장이 말을 듣지 않는데 대한 압박과 경고입니다. 셋째는 자신감입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코스피 5000을 7개월만에 이뤘고, 관세 협상과 미중일 외교도 성과를 냈습니다. 국정 지지율도 60%를 넘나듭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값을 잡겠다는 정치적 선언입니다.

[앵커]
부동산 정책보다는 정치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배성규 정치에디터]
대통령이 시장을 향해 고도의 심리전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부동산 정책엔 준비가 필요하고 시간도 걸립니다. 구체적인 정책은 정부에 맡기고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정치적 언어를 통해 시장을 움직이려는 겁니다. 으르고 달래면서 '나를 따르라'고 설득하는 모양새죠. 그동안 대통령은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 없다고 해왔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급등하자 세금을 최후 수단으로 열어놓았고요. 이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실제 정책 수단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칼을 빼들지는 알 수 없지만 말폭탄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앵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다주택자를 콕 집어 비판했어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수십 수백채 가진 다주택자들 때문에 청년들이 피눈물을 흘린다고 했습니다. 무주택자와 서민들은 공감하는 얘기일 겁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정책 효과입니다. 집값 오른 게 모두 다주택자들 때문이냐, 이들만 규제하면 집값이 떨어지느냐는 겁니다. 다주택자 비율이 문재인 정부에 비해 줄었는데 오히려 집값은 계속 뛰고 있습니다. 집값 원인이 다른 데 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집을 수십, 수백채를 가진 상위 100명의 집 한 채 평균 매입가격은 1억6000만 원이라고 합니다. 아파트보다는 빌라형 저가 임대주택 사업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만 규제하면 서민 전세 물량이 줄면서 전월세가 급등할 수 있습니다. 야권에선 "정책 효과보다는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 "부자와 서민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앵커]
선거 앞두고 세금 때릴 수 있을까요. 공급 대책에 대한 지역 주민 반발은 어떻게 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세금 올려서 성공하는 정부는 없다고 합니다. 특히 선거 직전 과세는 정치적 금기입니다. 정부가 5월 9일 전 계약분은 양도세 중과를 6개월 유예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도 6.3 지방선거를 의식한 조치일 겁니다. 선거 전 세금 폭탄은 피하겠다는 얘기죠. 그러다 보니 엄포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정부의 공급 대책도 지역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데요. 용산과 과천에선 주민들이 반대 운동에 나섰는데, 지자체와 주민 설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공공부지에 임대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게 아파트 값 안정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노무현·문재인 정부 데자뷰라는 시각도 있는데 이재명 정부의 집값 잡기 성공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집값 상승을 부자와 투기꾼 탓으로 돌리고 고강도 세금·규제 정책을 폈던 노무현·문재인 정부와 비슷해 보인다는 겁니다. 다주택자인 여권 인사들부터 집 처분하라는 비판도 큽니다. 하지만 세금 일변도가 아니라 공급 대책까지 준비하는 유연성에선 차이가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세금 규제는 선거 이후로 늦추면서 말에 의한 변화,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펼 듯 합니다. 선거에 이기면 실제 투기와의 전쟁을 본격화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힘의 논리, 정치 논리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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