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트럼프 대통령이 '해군 투입' 카드를 꺼내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과연 미군이 해군을 투입하면 어떻게 될지, 해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호르무즈 해협이 어떤 곳이길래 양국이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하는 겁니까?
[기자]
이란과 걸프국가들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닷길입니다. 평균 폭은 50km 정도인데 수심이 얕은 탓에, 실제 항로의 너비는 3km에 불과합니다. 이곳을 통해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5%, 하루 평균 2000만 배럴이 오갑니다. 보시는 것처럼 산유국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70%에 달하는데 사실상 전량이 이 해협을 지납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리 좁은 해협이라고 해도 바닷길을 봉쇄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겁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땅도 아닌 바다에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해 선박의 이동을 막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란이 보유한 무기들이 봉쇄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란은 현재 5000개 넘는 해상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상기뢰란 바다 밑바닥에 설치하는 지뢰로, 이동하는 선박과 잠수정을 감지해 폭발합니다. 이뿐 아니라 자폭 드론, 그리고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소형잠수함도 있고요. 고속정을 여러 대 동원해 선박을 나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런 현실적인 위협 때문에 배들은 발이 묶였습니다. 한 선박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뒤인 현재 유조선들은 해협을 지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호르무즈 해협에 미 해군은 들어갈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필요하다면 미 해군은 가능한 빨리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거라며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되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데, 현실화 될 경우 바닷길은 오히려 더 막힐 거란 분석입니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일반 배를 공격하는 것만 해도 지금 전체가 다 심리적으로 얼어붙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유가가 올라가려고 그러는데 미군 군함이 공격을 받았다 그러면 이건 정말 최악이죠."
반면, 미 해군에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은 있지만 이란의 공격을 충분히 방어하면서 유조선 호송이 가능할 거란 의견도 있습니다.
김덕기 /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이지스함에는 3중 방어 시스템이 되어 있어 가지고 사실은 거의 요격을 할 수가 있거든요. 잠수함 같은 경우에도 탐지만 되면 공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어요."
[앵커]
과거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와 이란이 실제 충돌한 적은 있습니까?
[기자]
네 1988년 4월 미군함 1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공격을 받고 침몰 직전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쿠웨이트 유조선을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전을 수행하다 일격을 당한 거죠. 그래서 미군은 이번에 이란 공습을 개시하면서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 함정들을 대거 공격했고, 해안가에 노출된 고정식 미사일 기지와 레이더 기지를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재래식 포대라도 남아 이란이 공격을 가한다면, 대형 상선들은 대응도 못하고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에도 움직이지 못할 거란 얘기도 나옵니다.
[앵커]
중동 원유를 수송하는 '맥'이다 보니까 양국이 신경전이 상당히 치열한 것 같군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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