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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중동 분쟁 또 등장…쿠르드족은 누구?

  • 등록: 2026.03.05 오후 21:11

  • 수정: 2026.03.05 오후 21:55

[앵커]
쿠르드족 병력이 이란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중동 분쟁 때 여러 번 모습을 드러낸 쿠르드족이 이번 이란 사태에도 투입된 배경과 그 의미에 대해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먼저 쿠르드족.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데, 어떤 민족입니까?

[기자]
이란계 산악민족입니다. 오스만제국의 일원이었지만 1924년 제국이 무너진 뒤 현재 튀르키예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에 흩어져 거주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에 가장 많고, 이란엔 700만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최대 4500만 명이 넘는다는 분석도 있는데, 이들만의 국가가 없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언어는 독자적인 쿠르드어를 사용합니다.

[앵커]
이란을 공습한 건 미국과 이스라엘인데 왜 쿠르드족이 이란군을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건가요?

[기자]
오랜 악연의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자신들만의 국가를 꿈꾸던 쿠르드족은 1945년 이란 서북부에 최초의 자치 공화국을 만듭니다. 하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란 군에 의해 붕괴됐습니다. 당시 초대 대통령이 처형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갈등이 본격화된 거죠. 이후 이란 정부는 쿠르드족을 탄압해왔고, 쿠르드족은 대표적인 반정부 세력이 됐습니다. 2022년엔 이란 내 '히잡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쿠르드족은 중동 사태 때 여러 번 등장했잖아요. 이란-이라크 전쟁 때는 어땠습니까?

[기자]
당시엔 이란이 쿠르드족을 도왔습니다. 이라크를 견제하기 위해 이라크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지원한 거죠. 이에 당시 이라크의 후세인 정부는 국제사회가 금지하는 화학무기로 쿠르드족 주민을 학살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는 쿠르드족이 미국을 도왔습니다. 미국은 2014년부터 5년간 이어진 극단주의 무장세력 IS 격퇴 작전에도 쿠르드족을 보조 전력으로 활용했습니다. 다만 쿠르드족은 이 과정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염원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국제정치의 도구로 이용만 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박현도 /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열강에 이용만 당하고 국가를 세우지 못한 나라 없는 민족으로 오랫동안 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끝날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요."

[앵커]
이번에도 미국의 대리전을 쿠르드족이 치른다는 말이 있잖아요?

[기자]
지난 3일 CNN은 미 중앙정보국이 이란 내 봉기를 일으키기 위해 쿠르드족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에게 무기가 일부 제공됐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쿠르드족이 등장한 건 결국 미국이 짜놓은 비밀공작의 일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자국의 지상군 투입 부담을 줄이려는 미국으로서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제거하는 '차도살인' 전략을 택했다는 겁니다.

장지향 /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이란 같이 커다란 땅덩이에는 이 혁명수비대가 촘촘히 이렇게 지역마다 배치가 돼있는데 당연히 저항하는 세력들이 있겠죠. 쿠르드계로 하여금 지상전으로 싸워라…"

[앵커]
이번 이란 사태에서 쿠르드족이 어떤 변수가 될지 면밀히 따져봐야겠군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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