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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 삼성은 왜 거부하나…성과급보다 큰 '원칙의 문제'

  • 등록: 2026.05.20 오후 21:11

  • 수정: 2026.05.20 오후 21:16

[앵커]
어젯밤 막판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였던 삼성 노사가 다시 팽팽한 협상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삼성 측이 거부하는 이유가 뭔지, 뉴스더에서 산업부 오현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성과급 배분 비율, 사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한 마디로, 적자를 내는데도 수억원의 성과급을 줄 수 없다, 입니다. 삼성전자 사업 구조는 모바일과 가전, TV를 담당하는 부문과 반도체 부문으로 크게 나뉘고, 반도체는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러 사업 부문이 공존하는데다가 실적이 한쪽에 치우치면서 문제가 불거진 건데요, 역대급 실적은 '메모리 사업부'에서 나왔고, 비메모리 사업부는 수 년째 적자에 빠져있습니다. 논의된 안대로라면 적자를 낸 비메모리 사원은 수 억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2조 8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그러니까 흑자를 낸 모바일 사업부는 특별 성과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데다, 연봉 50% 상한에 묶여 있어 훨씬 적은 성과급을 받게 되는 구조가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그건 부문 자체가 아예 다른 상황이고, 반도체 내에서 성과급 차이가 심하면 더 심한 갈등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기자]
삼성이 창사 이래 오랫동안 유지했던 무노조 경영은 철폐했지만, 성과주의의 원칙은 경영 철학인 만큼 버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도 이 부분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건희 / 故 삼성전자 선대회장 (2011년)
"삼성이나 제 인사방침은 신상필벌, 잘한 사람은 더 잘하게끔 발탁을 하고 못한 사람은 과감하게 누르고..."

또 비메모리 분야는 후발 주자인 만큼 당장 성과 내기 어려운 구조인 걸 감안하더라도, 그 보상 수준이 과하다고 봤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안이 통과되면 스마트폰 사업부의 반발이 거세질테고, 이러한 요구가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성과없는 부서가 수 억을 받는 다는게 성과급 개념과는 상충되는 거 같은데, 노조는 왜 비메모리 부서에도 배분을 많이 하려고 하는 거죠? 

[기자]
반도체 부문 안에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서 간 이동이 적지 않은데다가, 노조 입장에서는 2만여 명의 비메모리 직원들이 의식할 수 밖에 없는데요, 만약 이들이 이탈할 경우, 과반 노조 지위를 잃게 됩니다.

[앵커]
경제계에서 지적이 많았던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을 받는 구조는 어느정도 합의가 된 것 같은데, 앞으로 투자 계획엔 차질이 없을까요?

[기자]
과거 성과급 산정 기준은 영업이익에서 세금, 주주환원, 그리고 투자비용도 제외한 EVA를 기준으로 해 왔습니다. 이제는 들어갈 비용이 포함된 영업이익 자체에서 성과급을 계산하게 되면서 투자를 집행하는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 간 450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고, 대부분 반도체에 집중될 예정인데요, 평택 캠퍼스 5공장 건설이 호황을 맞아 재개됐는데 여기에만 60조 원 넘게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진통은 겪었지만 파업만은 막을 수 있게 합의가 잘 나와야할텐데, 그 이후에도 기업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과제로 남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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