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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영업이익 건드리나…주주들이 뿔난 이유

  • 등록: 2026.05.21 오후 21:12

  • 수정: 2026.05.21 오후 21:23

[앵커]
노사가 합의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성과급이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삼성전자 주주들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 이유,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삼성전자 주주들이 화가 많이 났습니다?

[기자]
네 삼성전자 주주운동본부, 오늘 오전 서울 한남동에 있는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주주를 배제한 노사 합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영업이익으로 성과급을 산정하면 위법이라고도 했습니다.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민경권 /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
"잠정 합의안은 상법상 강행규정 위반이며 주주총회 결의 없는 자본 분배 합의는 법률상 무효임을 엄중히 통지한다"

[앵커]
영업이익으로 성과급을 주는 게 왜 위법입니까?

[기자]
먼저 영업이익이란 매출에서, 직원들에게 주는 급여, 매출원가 등을 뺀 재원입니다. 이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각종 비용 등을 빼고 남은 '당기순이익'으로 주주에게 배당을 하죠. 주주들은 모든 환원 논의의 출발점인 영업이익을 건드리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인 겁니다. 상법 제462조도 이익배당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정의합니다. 회사 이익의 처분 권한이 주주에게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죠. 주주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 제382조 역시, 이번 노사 합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주들은 이런 점들을 근거로 위법하다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법에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황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성과급을 과도하게 지급해서 그것이 사실상 주주들의 배당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가 이것이 관건일텐데…. 관례가 있었는지, 다른 업종은 어떤지 다 종합해서 살펴봐야 비로소 판단이 가능할 것이고…."

[앵커]
분명한 건 삼성전자 주주들 불만이 큰 상황이라는 건데, 다른 우려도 제기되고 있죠?

[기자]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가 업계에 번지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라는 입장이고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유플러스 노조도 유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과 방산 같은 국가 핵심 산업으로도 이런 요구는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권재열 /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삼성 측에서는 타협을 하기 위해 성과 있는 곳에 소득이 있다, 성과급이 있다라고 하는 원칙을 조금은 무너뜨렸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미칠 영향이 좀 크지 않을까…."

[앵커]
많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인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국내 대기업들에겐 앞으로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숙제가 주어진 건데요. 특히 특정 사업부가 실적 대부분을 이끄는 구조에서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더 잦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각 기업으로선 성과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놔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일각에선 단기적인 성과 배분보다도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가 더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앵커]
노조와 경영진, 주주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성과 배분 기준을 이번 기회에 좀 만들어야 되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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