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챗] "대통령은 되는데 우리는 세무조사?"…'집주인 대출' 꼼수와 덫
등록: 2026.07.22 오전 11:43
수정: 2026.07.22 오전 11:44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분당 아파트를 팔면서 매수인에게 근저당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진 뒤, 같은 방식의 매매 매물이 부동산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막힌 무주택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이 쓴 '셀러파이낸싱'이 우회로로 재조명받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서는 형평성 논란까지 번지고 있다.
■ "등기상 매수자 사정"…대통령 아파트, 17억 근저당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공동 명의로 보유했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16일 소유권 이전이 완료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 내외는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매수인은 오는 10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등기상 내용은 매수자의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은행 대신 내가 빌려줄게"…셀러파이낸싱이 뭔데
셀러파이낸싱은 매도인이 은행 대신 매수인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고, 그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자신이 파는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매수인은 부족한 잔금을 매도인에게 빌려 당장 집을 살 수 있고, 매도인은 이자 수익을 얻는 구조다.
법적으로 금지된 거래는 아니다.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던 2020년 무렵 강남권에서 암암리에 활용된 바 있고, 올해 들어서도 반포 등지에서 일부 되살아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 "집주인 대출 6억"…대통령 사례 이후 매물 '빼꼼'
이 대통령 사례가 알려진 직후인 20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강남 자곡 아이파크 24평 20억 매도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기본 대출 4억은 시중은행 금리 수준으로 진행하고, 추가로 연소득에 따라 최대 10억원까지 직접 대출해드릴 수 있다"며 "은행 대출이 어렵거나 자본은 적지만 소득이 높은 전문직, 대기업 맞벌이 부부 등에 좋은 기회"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해당 매물인 강남구 자곡동 '강남자곡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19억5000만원에 등록된 뒤 최근 20억원으로 호가가 올랐고, '집주인 대출 6억'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금융권 최대 한도인 4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매수인은 자기자본 10억원만으로 20억원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구조다.
■ "현금 없으면 집 사지 말라는 얘기"…셀러파이낸싱 다시 뜨는 이유
현재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 가격에 따라 15억원 이하는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최대 2억원까지로 묶여 있다.
최근 금융권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이보다 더 줄어드는 추세다.
정부는 다주택자·비거주 1주택자에게 매도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집을 살 사람들의 자금줄이 막혀 있다 보니 이를 우회할 방법으로 셀러파이낸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거래 방식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22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불법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민들에게는 대출 규제로 대출을 받지 못하게 해놓고, 정작 일반 국민들이 생판 모르는 타인끼리 무상으로 근저당을 설정하면 자금 출처를 소명해야 하고 소명이 미흡하면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근저당으로 토허제 유예된다?"…온라인 확산 주장, 사실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근저당으로 토허제 실거주의무 유예 가능하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확산됐다.
20억원 집을 자본 10억원으로 사는 법이라며, 매수 시 매도인에게 10억원 근저당을 설정받아 '토허제 득'을 본 뒤 2년 뒤 전세를 놓아 근저당을 상환하면 된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이는 실제 정부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국토교통부가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실거주 유예는 '임차인이 있는 주택'(세 낀 집)을 무주택자가 매수할 경우에 한해 기존 임대차 계약이 끝날 때까지 실거주 시점을 미뤄주는 제도다.
매도인의 근저당 설정 여부와는 별개 요건이라, 셀러파이낸싱을 활용한다고 해서 실거주 의무가 자동으로 유예되는 것은 아니다.
■ "나도 이런 식으로 샀다가 세무조사 받았다"…형평성 논란
비슷한 방식으로 집을 산 뒤 실제로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경험담도 확산되고 있다.
스레드에 올라온 한 게시글 작성자는 자금 부족으로 매수를 포기하려 하자 부동산 중개인과 매도인이 근저당을 설정해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켰고, 근저당 설정 사실만으로 매수 자금 출처가 소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몇 년 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의 세무조사를 받았고, 매도인과의 관계와 이자소득세 납부 여부까지 조사 대상이 됐으며 본인과 부모 계좌까지 들여다봤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이어진 댓글에서 "국세청은 (매도인 측과의) 근저당 설정 및 해지 과정에서 실제로 돈이 오갔는지 금융거래 확인도 해봐야 한다"며 "부동산 거래 관련 일반인들의 근저당 설정과 해지도 그런 식으로 들여다봤으니 같은 잣대여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일반 매수자는 근저당 거래만으로도 국세청의 고강도 자금출처조사를 받는데, 유사한 방식이 알려진 이번 사례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형평성 문제 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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