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따져보니] '수출규제 갈등' 韓日 손익계산서는?

등록 2019.07.04 21:09

수정 2019.07.04 21:19

[앵커]
보신 것 처럼 일본의 이번 조치로 우리 기업들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정치 외교적 문제로 기업들이 실제 피해를 입는 사태는 막아야 겠습니다만, 최악의 경우 어떤 일이 벌어 질 수 있는지 두 나라 사이의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겠습니다. 강동원 기자, 물론 아직까지는 많은 부분이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입을 피해는 계산이 좀 됩니까?

[기자]
아직 정확하게 나온 자료는 없습니다만, 일단 수치로만 따져보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 달러였습니다. 전체 수출액의 20.9%를 차지했죠. 일본의 조치는 우리나라에 반도체 소재 수출을 안하겠다는게 아니고 절차를 까다롭게 하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재료 수급에 차질이 생길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우리 반도체 수출전선에 큰 영향을 주게 되겠죠.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이런저런 핑계로 수출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인데요. 3가지 수출 규제 품목 중에 한 가지라도 수입이 되지 못하면 우리 반도체 제조 공정 전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겠죠.

[앵커]
그렇군요. 그럼 일본은 어떨까요? 앞서 소니 같은 경우는 TV 생산을 못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만...

[기자]
그렇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반도체 소재를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일본기업의 손해가 있겠죠. 지난해 일본은 우리나라에 반도체 소재 3개품목 3억 8547만 4천달러를 팔았습니다. 거기다 소니 같은 일본 전자제품 기업들은 우리 반도체 기업으로 부터 완성품을 사들여서 상품을 제작하죠. 이 사들이는 양이 지난해 약 12억 3천 800만 달러 였습니다. 일본 전체 반도체 수입의 약 32%를 차지하죠. 일본 기업이 우리 반도체를 수입하는데 차질이 생기면, 그만큼 자신들의 제품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에, 일본 기업들은 우리나라의 반도체에 각각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두나라가 이렇게 싸우면 엉뚱하게 다른 나라만 실익을 얻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은 최근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반도체 제조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2025년 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현재 10%에서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만큼 정책적 지원과 투자를 많이 한다는 거죠. 업계에서는 "이번 한일 갈등이 계속 되면 결국 우뚝 서게 되는 것은 중국"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서진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공급해왔던 반도체 등 주로 소재 관련해서 중국의 공급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이 어부지리를...."

[앵커]
어찌보면 직접적인 피해보다 중국이 가져 가는 어부지리가 장기적으로는 우리에게 더 아플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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