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따져보니]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실효성은?

등록 2024.02.26 21:11

수정 2024.02.26 21:13

[앵커]
정부가 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했습니다. 의료계에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왜 그런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비대면 진료는 이전부터 해왔는데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기자]
그동안 비대면 진료는 오진 우려 때문에 제한적으로 시행됐습니다. 병상 30개 미만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한 환자가 같은 병원에서 한 달에 두 번 이상 비대면 진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이 제한들이 모두 풀렸습니다. 초진 환자도 횟수 상관없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고, 2차, 3차 병원까지 비대면 진료가 확대됐습니다.

[앵커]
그럼 모든 병원에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거네요?

[기자]
환자가 원한다고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고, 병원이 비대면진료를 실시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돼 있는 비대면 진료 병원은 4500여 곳 입니다. 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은 두 곳이고, 2차 병원은 10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대부분이 의원급 동네병원입니다. 비대면 진료 가능 병원 명단에 있다고 해도 실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지는 환자가 전화를 통해 확인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소위 '빅5'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은 비대면 진료 확대에 참여합니까?

[기자]
서울대병원은 비대면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에 등록돼 있는데요. 기존 환자들 중 희귀질환자 등만 화상진료를 하고 있고 초진 비대면진료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상급병원들도 아직 비대면 진료를 확대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2차 병원들 역시 화상 진료 시스템을 당장 갖추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안형진 / 뉴대성병원 소화기내시경 센터장
"비대면 진료라는 게 결국은 원격 진료, 화상 진료라고 생각되는 그런 플랫폼이 갖춰져야 되는건데 이걸 갖추고 있는 병원이 사실상 없습니다."

[앵커]
병원들의 참여 여부도 중요하지만 지금 의료 공백이 생기는 건 진료가 아니라 수술 아닙니까?

[기자]
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점입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센터에 접수된 사례를 봐도 '수술 지연'이 75%에 달합니다. 정부도 이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 전면 허용은 중증, 응급 환자가 대상이 아니고 경증환자가 몰리는 1, 2차 병원이라고 밝혔습니다. 환자 분산 효과가 있고, 특히 아동병원 같은 곳은 효용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의료계의 얘기는 다릅니다.

이기형 / 고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애들 병이 경하다 그래봐야 감기 정도 아니겠냐 이제 그런 거거든요. 근데 애들은 대신에 진찰을 했을 때 부모님이 얘기하는 것과 달리 폐렴이 있을 수도 있는 거고 실제로 진찰을 안 하면 안 돼요"

[앵커]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가 정부와 의료계의 또다른 갈등으로 커지지 않도록 이번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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