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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판 포커스] 18조원이 모인 날

등록 2016.1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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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청문회에 나온 재벌 총수들의 지분가치를 합하면 18조원이 넘습니다. 각 재벌 총수들을 이렇게 오랜 시간 국민이 볼 수 있는 기회도 드물었는데, 재벌총수들의 스타일, 각 재벌 문화를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의원들의 돌발질문에 엄숙한 국정조사장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는데, 생중계에서 잡지 못했던 국정조사 이모저모, 판 포커스에 담았습니다.

[리포트]
다시 벌어진 취재전쟁, 오늘은 서초동이 아니라 여의돕니다. 무기는 마이크와 카메라, 손님이 좀 특별합니다.

<이재용 6.4조, 정몽구 4.5조, 최태원 3.8조, 구본무 1.3조, 신동빈 1.4조, 김승연 6천억, 허창수 4천억, 조양호 천억. 합계 18.4조> 돈이 참 많습니다.

<스타일은 제각각>

돈은 1등, 나이는 막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늘 혼자 다닙니다. 직접 신분증을 내고, 출입증을 받아, 자기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자연히 취재진의 제 1 표적, 몰려드는 기자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입니다.

[현장음]
"어떤 입장이십니까!"

반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홍보실, 비서실 임직원들로 인의 장막을 쳤습니다. 기자들도 접근하지 못합니다. 출입증도 직원들이 대신 받아주고, 대신 달아줍니다.

회장은 손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준비성 철저(?)하게 멀리서부터 출입증을 달고 나타났습니다.

구본무, 최태원 회장도 직원들이 미리 받아놓은 국회 출입증을 전달받아 들어갔습니다. 국회 민원실은 본인이 오지 않으면 출입증을 주지 않는데, 재벌 회장들은 예외인가 봅니다.

<참으려해도 웃음이..>
엄숙한 국정조사장에도 간간히 웃음이 터졌습니다. 안민석 의원의 돌발질문.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기 증인 중에서 촛불집회 나가보신 적 있다 손들어보세요"

이 때 손을 번쩍 드는 한 명, 누굴까.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입니다.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신은 재벌 아니잖아요."

이번엔 윤소하 의원, 피켓을 들고 성난 촛불 민심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스마트폰을 듭니다.

윤소하 / 정의당 의원
"이재용 증인이 속해 있는 삼성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을 제가 비싼 돈 들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촛불 광장에서 수백만명이..."

그러다 증인석의 누군가 눈에 밟혔는지,

윤소하 / 정의당 의원
"물론 여기 LG도 있지만. 거의 독과점이라 할 수 있는..."

의원들과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집니다. 정몽구 회장은 오전 내내, 한 마디도 못 했습니다.

하태경 의원이 질문 끝부분에 재벌 총수 이름을 하나씩 읇는데, 본인의 이름을 듣은 정 회장. 말을 할까 말까. 마이크가 꺼진 줄도 모르고 뭔가 얘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들리진 않고, 의원석에선 폭소가 터집니다. 올해 나이 79세, 정 회장의 자세가 오후 들어 눈에 띄게 흐트러집니다.

의원들의 질문이 잘 들리지 않는 듯, 번번히 옆에 앉은 변호인과 상의하고, 뭔가 써줘야 대답을 합니다. 결국 의원들도 답답했는지,

김경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답변을 하시는 게 조금 부적절한 상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변호인께 대신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28년만에 아버지 대를 이어, 국정조사장에 모인 재벌 총수들. 본인 자녀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경험을 했을 겁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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