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석방이 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 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진 알 수 없지만, 운신의 폭이 넓어진 윤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따라 여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뉴스 더 코너에서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윤 대통령 석방 이후를 전망해보겠습니다. 이 기자, 석방 이후 윤 대통령의 통화상대나 식사메뉴까지 보도가 되고 있어요. 사소한 움직임들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데 윤 대통령, 오늘은 어떻게 보냈다고 합니까?
[기자]
구속취소로 풀려난지 사흘째인 오늘도 역시 한남동 관저에만 머무르며 몸을 추스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 움직임 하나하나가 일종의 ‘메시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측도 일정을 공개하는 건 물론 보도된 내용을 확인해주는 것에도 굉장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탄핵 반대집회에 나왔던 주요 인사들과 통화를 하는 등 나름의 행보는 시작하고 있는 걸로 파악됩니다.
[앵커]
일종의 지지층 결집 움직임으로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통화 내용은 대체로 자신을 향해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한 감사 표시 정도로 알려졌는데, 석방 이후 윤 대통령 행보를 종합해보면, 통합의 메시지보단 지지층 결집에 조금 더 무게가 실려있는 건 맞는 듯 합니다. 석방 직후에도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에 집중했단 지적이 나왔었죠. 다만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행보나 메시지가 헌재 판단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공개 행보는 자제할 거라고 했습니다. 친윤계 의원들 상당수도 윤 대통령 관저에 직접 방문하는 건 자제할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여당 지도부 투톱인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석방 이후 만난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 있을 때 면회를 갔다왔지만 이후 탄핵 반대집회 등의 참석은 자제해왔습니다. 의원들의 참석 역시 개인 차원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었죠. 만찬이 아닌 '30분 차담' 정도로 끝난 이번 만남 역시 비슷한 성격으로 보입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석방 직후 짧게 만난 건 단순한 인사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만찬회동 등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었다면 '관저 정치' 아니냐는 중도층의 부정적 여론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앵커]
한동안 우클릭 행보를 이어가던 민주당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비상행동에 돌입한 민주당의 현재 최대 관심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일정입니다. 이르면 이번 주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면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 대선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었지만, 석방 여파로 헌재 선고가 늦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속 취소를 결정한 법원을 향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하고 있는데, 역시 선거법 재판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걸 의식한 거 아니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구속 됐다가 다시 석방까지 이어진 일련의 상황이 공수처의 과욕 때문이다 이런 평가도 나오는데, 다시 검찰총장을 공수처에 고발한 것도 좀 아이러니하네요.
[기자]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취소를 결정하면서 들었던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 문제였습니다. 사실 공수처가 내란 혐의 수사를 하는 게 맞느냔 논란은 이미 제기가 됐었는데, 그런데도 민주당은 공수처에게 사건을 이첩하라거나 총을 맞더라도 대통령을 체포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수사권한 시비를 부른 미완의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한 것도 민주당이었죠. 이런 민주당이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법원도, 수사권 논란을 부른 공수처도 아닌 검찰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옵니다.
[앵커]
이미 29차례 탄핵소추를 했던 민주당이 또 다시 검찰총장 탄핵, 최상목 권한대행 탄핵을 언급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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