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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고영태 녹음 파일, 약일까? 독일까?

등록 2017.02.13 20:01

수정 2017.02.13 20:17

[앵커]
국정농단 사태에서 돌연 '고영태 녹음 파일'이 변수처럼 떠올랐습니다. 이 녹음 파일이 대통령측 대리인 주장 대로 반전 카드가 될지, 아니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의 또 다른 증거가될지. 사회부 하누리 기자와 알아봅니다. 녹취 내용이 양날의 칼이라면서요. 각각 듣고 시청자 여러분이 판단을 해보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기자]
네, 먼저 대통령 대리인단이 집중하는 내용입니다. 김수현 고원기획 대표가 녹음한 고씨의 말로 재단 같은 사업을 두고 "빵 터져서 날아가면 이게 다 우리 거니까 난 그 그림을 짜고 있는 거지." 라고 했습니다.

[앵커]
대통령 대리인단은 '고영태씨가 사익을 챙기기 위해 최순실씨를 이용했다" 이렇게 주장하는 거죠? 

[기자]
네, '고영태 일당'이 대통령이나 최순실씨와 관계 없이 큰 돈을 노리고 벌인 일이고, 잘 안되니까 언론사에 알리고 다닌 것이다' 그러므로 탄핵은 맞지 않다, 이렇게 주장하려는 겁니다.

[앵커]
자, 그럼 또다른 측면을 볼 수 있는 녹취는 뭐죠?

[기자]
다른 녹취에는 고씨가 "소장(최순실) 말 한 마디면 따내는 거야. VIP가 믿는 사람은 소장밖에 없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VIP는 박 대통령을 일컫는 말입니다.

[앵커]
대통령이 최씨에게 의존했다는 건데 이건 오히려 대통령 측에게 불리한 내용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것을 감수하고도 대통령 측이 녹취를 '다 공개하자'는 이유가 뭘까요.  국회 소추위원단은 시간끌기로 봅니다. 무더기 증인 신청을 하고, 증거로 채택된 검찰 조서를 재판에서 다시 읽는 등 그동안 대통령 대리인단이 지연 작전을 써왔는데요, 이제는 2000개나 되는 녹음파일을 다시 보자고 한다는 거죠. 녹취에 나온 내용도 '고영태 일당' 대화가 아닌 '최순실 일당'으로 봐야 한다는 게 소추위원단 생각입니다. 최씨가 대통령을 등에 업고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벌인 국정농단이라는 큰 틀로 봐야한다는 거죠.

[앵커]
녹취 파일이 2000개나 되는데 정작 이걸 전부 들은 건 검찰뿐이죠? 

[기자]
네, 분석한 결과 29개만 국정농단 사태의 증거가 된다고 봤던 겁니다. 검찰 측은 "영어 회화 연습같은 김 대표 개인 녹취가 대부분이고 범죄 혐의를 밝힐 내용도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에서 녹취 2000개의 일부를 어떻게 부각시켜서 이용할 지 모르지만, 사건 본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앵커]
고씨는 '사석에서 하는 농담'이 담긴 것이라며 '내가 의인은 아니지만 쓰레기도 아니다'라고 밝혔는데, 진실이 무엇인지 계속 취재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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