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미덥지가 않습니다

등록 2020.12.09 21:56

수정 2020.12.09 22:23

"넌 트로트가 뭐라고 생각하냐?" ("뽕짝이요") "트로트는 우리의 마음이고 눈물이다"

영화 '복면 달호'에서 록 가수를 꿈꿨던 봉달호는 트로트를 부르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복면을 쓰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도리어 큰 인기를 누리지요.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이 불러일으킨 트로트 열풍과 묘하게 겹칩니다.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는 지난 추석 '트롯 어워즈' 무대에서 '동백 아가씨'를 부르고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리 인기 있는 노래라도, 시대를 위로하고 사람들 가슴을 어루만져주지 못하면 반짝하고 사라집니다"

'가황' 나훈아도 "나라를 지킨 건 바로 국민 여러분" 이라고 했지요. 그 추석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등장한 홍보 포스터입니다. 멋진 포즈로 서서 "추석에도 쉬지 않겠다"고 합니다. 질병관리청의 이 추석 포스터와 대비돼 "일선 의료진과 방역인력을 놔두고 장관 홍보를 하느냐"는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코로나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하루 확진자가 7백명에 육박하며 2월 이후 최대로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은 전국에 마흔세 개뿐입니다. 수도권은 열두 개밖에 안 돼서 컨테이너 병상까지 만든다고 합니다. 긴 겨울을 무사히 버텨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은 연일 K방역의 성과를 말하고 있습니다.

"K방역의 우수성에 대해 국제사회는 한결같이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K방역의 성과와 함께 우리 경제가 3분기부터 반등하는…"

이렇듯 정부가 K방역 자화자찬에만 열을 올리다 정작 백신 확보 준비에는 실기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이 어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할 거란 전망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이 더욱 혹독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를 향해 마침내 포문을 연 인류의 반격을 보면서도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부러움과 걱정, 불안이 뒤섞인 마음 한구석에서 정부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고개를 드는 것을 누르기 어렵습니다.

12월 9일 앵커의 시선은 '미덥지가 않습니다'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