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70, 80년대 우리나라는 해외에 입양을 많이 보내는 국가 1위였습니다. 당시 일부 입양기관이 해외 입양을 위해, 부모가 있는 아이까지 서류에, '고아'로 적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엔 이게 최선이라고 믿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분명한 '조작'입니다. 입양아들은 이 '조작'으로 친부모를 찾을 유일한 기록이 사라져 친부모 찾기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입양인 단체가 진상 파악을 촉구했습니다.
임서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는 이바 호프만입니다. 내 이름은 박정란."
1975년 출생 석 달 만에 덴마크에 입양된 이바 호프만 씨. 입양 서류에 '고아'로 표기돼, 한국 친부모를 찾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바 호프만
"제 입양 서류에 '고아'라고 기재돼 있었어요. 부모 모두 없다고…"
그런데 32살 때 갑자기 한국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이바 호프만
"(친생)가족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서류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박요한 / 이바 호프만 오빠
"덴마크 입양기관으로 보낸 서류도 몽땅 다 보여주는데 다 거짓…"
미국에 입양된 미케일라 디에츠 씨도 한국 친부모를 찾아 나섰다 41년 전 자신의 입양 서류가 제것이 아님임을 알게 됐습니다.
미케일라 디에츠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나 고아원으로 보내진 두 아기 서류가 바뀐 것 같다고…"
과거 해외입양 과정에서 이 같은 인권침해가 있었다며 정부차원 진상 조사를 요구한 인원은 372명에 달합니다.
당시 입양기관이 고액 수수료 등을 이유로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 등 입양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는 겁니다.
피터 뮬러 / 한인 입양인 대표
"1000여 건의 입양 사례를 조사해보니 법에 규정된 절차를 따른 사례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아이 수출국 1위' 불명예는 벗었지만, 여전히 해외입양 세계 3위로 중국·인도보다 많습니다.
TV조선 임서인입니다.